영국은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국가로, 폐기물 감축 및 재활용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었던 시기부터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EU 탈퇴 이후에도 자체적인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전략을 수립하여 환경 보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란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재활용과 재사용을 극대화하는 환경 보호 운동을 의미한다. 영국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법률 제정과 지역 단위의 실천 활동을 병행하며 제로 웨이스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런던, 브리스톨, 글래스고, 에든버러와 같은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작은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적으로 폐기물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영국의 제로 웨이스트 정책과 주요 실천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시사점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1. 영국의 제로 웨이스트 정책: 법률과 정부 주도 전략
1.1. ‘자원과 폐기물 전략(Resource and Waste Strategy, 2018)’
영국 정부는 2018년 *자원과 폐기물 전략(Resource and Waste Strategy for England)*을 발표하며,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폐기물 발생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 계획을 수립했다. 이 전략의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다.
- 2042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완전히 제거
-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 및 금지
-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확대
-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위한 전국적인 음식물 재활용 시스템 도입
- 제조업체의 책임 강화를 통해 제품의 재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폐기물 부담을 줄이도록 유도
이 정책을 기반으로, 영국 정부는 플라스틱 세금 부과, 생산자 책임 강화, 재활용 인프라 확충 등의 구체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1.2. 생산자 책임 확대제(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2023년부터 영국은 생산자 책임 확대제(EPR)를 강화하여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이 폐기된 이후의 처리 과정까지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특히, 포장재 생산업체는 자신들이 만든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도록 보장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환경 부담금을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와 같은 대형 음료 회사들은 EPR 규제에 따라 플라스틱 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 대상 반환 보증금 제도(Deposit Return Scheme, DRS)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소비자가 음료 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여, 플라스틱 병의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2. 런던: 대도시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 모델
런던은 인구 9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쓰레기 배출량이 매우 많지만 다양한 환경 정책과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1. ‘런던 폐기물 및 자원 관리 전략’
런던시는 2030년까지 제로 웨이스트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폐기물 감축과 재활용 확대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음식물 쓰레기 감축: 런던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정과 음식점에 생분해성 음식물 쓰레기통을 제공하고, 이를 바이오가스 및 퇴비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대중교통역과 공공장소에 무료 물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하여 일회용 플라스틱 병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재활용 시설 확충: 런던시는 공공 및 민간 재활용 센터를 늘려 주민들이 편리하게 폐기물을 분리배출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2. 런던의 ‘리유스(Reuse) 가게’와 제로 웨이스트 마켓
런던에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제로 웨이스트 마켓’과 ‘리유스(Reuse) 가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 Unpackaged: 런던에서 운영되는 제로 웨이스트 마켓 중 하나로, 소비자들이 직접 용기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
- Too Good To Go: 이 앱을 통해 런던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남은 음식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3. 브리스톨: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실험
브리스톨은 영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5년에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유럽 녹색 수도(European Green Capital)'로 선정되기도 했다.
3.1. 브리스톨의 커뮤니티 중심 제로 웨이스트 운동
브리스톨은 지역 주민과 기업이 협력하여 제로 웨이스트 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 브리스톨 폐기물 프로젝트(Bristol Waste Project): 브리스톨시는 주민들에게 쓰레기 감축 및 재활용 방법을 교육하며,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보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Refill Bristol 캠페인: 카페, 식당, 공공장소에 무료로 물을 리필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여 플라스틱 생수병 사용을 줄이고 있다.
4. 글래스고: 스코틀랜드의 제로 웨이스트 도시
스코틀랜드의 최대 도시인 글래스고는 2025년까지 제로 웨이스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4.1. 스코틀랜드의 ‘순환 경제 전략’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자원 순환 정책을 추진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순환 경제 전략(Circular Economy Strategy)’을 통해 제품 수명을 연장하고 재사용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 Repair Cafe: 글래스고에서는 고장 난 전자제품, 가구, 의류 등을 무료로 수리해 주는 '수리 카페(Repair Cafe)'가 운영되고 있다.
- Zero Waste Scotland: 정부 지원 기관으로, 기업과 주민들에게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한다.
결론
영국은 국가 차원의 강력한 정책과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제로 웨이스트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 런던, 브리스톨, 글래스고와 같은 주요 도시들은 각각의 지역적 특성에 맞춘 정책을 시행하며 폐기물 감축과 자원 순환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생산자 책임 확대제(EPR),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재사용 및 재활용 프로그램 등은 전 세계적으로도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사례는 지속 가능한 환경 정책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다른 국가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모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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